중국의 장자제(장가계)를 소개하는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장자제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 할 수 있겠는가?" 장자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식상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장자제를 직접 가본 많은 이들은 이 한 문장에 고개를 끄덕인다. 장자제의 아름다움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면서. 후난성의 무릉도원을 넘어서 중국의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장자제의 웅장하고 화려한 자태가 더욱 궁금해진다.
◆ 장자제를 둘러싼 웅장한 봉우리
중국 창사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장자제에 도착하면 거의 점심시간이다. 창사(장사)에서 장자제까지는 차로 약 5시간이 소요되는 먼 거리이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중국의 무릉도원, 장자제를 보기 위해 이 정도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후난성 북서부에 위치한 장자제는 무릉원세계지질공원에 속해 있는 관광지로 1982년 중국에서 최초로 설립된 장자제국가삼림공원이 위용을 자랑한다. 무릉원지질공원에는 장자제 외에도 톈쯔산과 쒀시위 이렇게 3개의 풍경구가 여행객들을 매료시킨다. 장자제를 포함해 여러 풍경구를 담고 있는 무릉원은 매표소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웅장한 자태의 봉우리가 솟아 있어 `무릉원`이라는 명칭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장자제에 도착하기도 전에 무릉원의 절경에 먼저 감탄하게 된다. 상상 이상의 경치다.
장자제국립공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무릉원에서 입장 티켓을 구입한 뒤 다시 버스를 타고 산악지형을 달려가면 만날 수 있다. 산 중턱 즈음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십리화랑(十里畵廊)을 둘러보는 코스도 인기다. 톈쯔산(천자산) 줄기협곡이라 할 수 있는 십리화랑은 5㎞ 정도 협곡이 기세 좋게 펼쳐진 곳이다. 모노레일에 몸을 실으면 양쪽에 펼쳐진 천연 산수화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무릉원 입구에서 톈쯔산케이블카 노선의 셔틀버스를 타면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한다. 길이 2084m에 이르는 케이블카는 상하 고도차가 692m에 이른다. 탑승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지만 케이블카를 타려면 오랜 시간 기다림을 견뎌야 한다.
톈쯔산과 더불어 톈먼산(천문산)도 장자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장자제의 혼이라고도 불리는 톈먼산은 장자제에서 가장 먼저 역사서에 이름을 올렸다. 톈먼산에는 톈쯔산보다 더 긴 구간을 운행하는 케이블카가 있다. 무려 7455m의 길이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아슬아슬하게 오른다.
◆ 무릉원의 수경(水景) 펼쳐진 장자제 보봉호
케이블카에서 내려 좀 더 걸어가면 허룽(하룡)공원이다. 중국 10대 원수인 허룽장군 동상이 있는 곳으로 이곳을 둘러본 뒤 버스를 타고 조금만 더 가면 위안자제이다. 위안자제(원가계)는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곳으로 알려지며 더욱 유명해졌는데 천천히 산책하면서 주변 풍경을 감상해보자. 위안자제에서도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곳은 `천하제일교(天下第一橋)`다. 거대한 봉우리 아래가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어 있으면서 구멍 위로 자연적으로 다리가 만들어졌는데 한번 건너는 것으로는 천하제일교의 매력을 알 수 없다.
위안자제를 둘러본 뒤 이제는 `백룡`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산할 시간이다. 높이 335m의 수직 엘리베이터를 웅장한 산세에서 경험하는 기분이 묘하다. 신비한 풍경을 뒤로하고 내려가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지상에도 장자제의 비경이 숨어 있다. 바로 보봉호에서다.
댐을 쌓아서 만든 인공호수, 보봉호는 무릉원을 대표하는 호수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장관이다. `장자제의 비취`라 불릴 만큼 푸른빛이 감도는 호수가 주변의 봉우리와도 잘 어우러진다. 호수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져서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유람선을 타고 앞으로 나갈 때마다 기이한 봉우리가 겹겹이 나타나 정말 한 폭의 그림 같다.